20.04.30 (목) 15일 차

 

기분 좋은 하루가 될 수 있었는데 마무리가 너무 안 좋은 하루로 기억될 것 같은 날이다.

전날도 머리속에 부정적인 기운을 조금 띈 채로 잠들었는데 이 날은 아예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것들이 완전 혼돈의 상태처럼 느껴진다.

 

(사실 나는 평일, 휴일을 나눌 필요가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휴일이니 6시간만 자고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했고, 무사히 잘 일어났지만 조금은 집중 안 되는 점심을 보냈고, 11시부터는 일이 있어서 일을 마치고 '바람이라도 좀 쐬고 올까?'라는 생각에 행주대교 근방을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여유롭게 잘 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나와서 술을 마시며 나눈 대화가 너무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머릿속의 계획을 다 어지럽히게 되었다.

누군가의 응원을 바란 적도 없었고, 그냥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계속된 실패로 인해서 (사실은 끊임없이 포기하는 나의 지난 행적들로 인해) 미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라는 생각을 했다.

 

바뀌고 싶어서 이렇게 매일을 기록해보자는 작은 걸음을 하고 있고, 지치지 말고 내 한계를 깨보고자 애쓰고 있는데, 그리고 그것을 나 혼자만 믿고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누군가의 말이 참 쓰리게 다가온다.

멘탈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 잠들기 전 작은 중얼거림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가버린다는 것이다.

"내일 일어나서 이 닦고, 명상하고, 폼롤러 마사지하고, 나가야지."

습관처럼 만들어버린 저 한 문장도 머릿속에서 꺼내기가 힘들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라는 물음에도 답할 수 없었던 너무도 우울한 하루였다.

내일 잘 추스릴 수 있을까?

 

 

 

20.05.01 (금) 16일 차 - 지옥 

 

취기가 있으니, 시간이 1시가 넘었으니,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되니, 지금 기분이 안 좋으니, 이렇게 핑계가 연달아서 나오고 있었지만 사실은 핑계는 하나만 생겨도 사람은(아니, 나는...) 자기 할 일을 미루게 된다.

 

결국 어제 블로그 포스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잠에 들었고, 아침 6시에 무사히 잘 일어났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마음 잡기가 이렇게 힘든 것이었나.'

멘탈은 자신에 대한 확신의 정도와 비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더욱 발끈하게 되고 너의 말이 틀리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 와중에 또 내가 끄덕거리고 있고,

어제의 그 대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현재의 나로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힘이 쭉쭉 빠지는 하루를 보냈다.

 

부정의 에너지가 더욱 오래가면 안되는데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에도 내일 어떻게 마음을 잡을지 걱정이 된다.

잠도 안와서 누웠다 컴퓨터를 다시 켰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도 멘탈 소모가 너무 심한 것 같다.

 

내일은 하루만큼 한 걸음을 내딛는 보통의 하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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